인간에게 있어서 종교는 구원의 대상인가, 사함의 대상인가, 인간의 허세는 어디까지인가....
울 이창동 아쟈씨가 장관직에서 내려온 이후 다시 만든 영화...
전도연이 주연을 송강호가 조연을 맡았다....
영화는 시작하면서 밀양이라는 도시의 이름에 대해 말을 한다...
비밀밀에 볕양... 비밀스런 햇빛.....
그것이 이 영화에서는 무엇을 나타내는 것일까....
신애는 죽은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아들 준을 데리고 내려온다..
그과정에서 차가 고장이 나고 카센터의 종찬을 만나게 된다.
종찬은 신애에 대해 끊임없는 관심과 애정을 보이지만 신애는 그것을 부담스러워한다.
그러다 준은 유괴가 되어 죽임을 당하고 신애는 그것에 분노하고 슬퍼하다 종교에 기대지만 또 다른 고통이 도사리고 있었다....
신애의 아들 준이 죽게 된 것에는 교육자라는 위치의 원장이 가지고 있는 허세와신애의 허세가 만든것이다... 종찬이 피아노가게가 열려서 가짜로 상을 만들어 붙인다. 이때 신애는 '저 그런상 받은 적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나 종찬이 '이런게 붙어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잘한다 생각하고 많이 온다고.. 알아준다고..'이렇게 말을 하고 간다. 저녁 신애의 동생이 '누나 이런 상 받은 적 있어? 없잖아'라고 말하자 신애는 '내가 준이 아빠와 일찍 결혼해서 그렇지 연주 잘했다'고 말하며 종찬의 논리를 인정해버린다. 허세에 대해 자신도 공감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아들을 죽게 만든 한 원인이 되었다. 이후 신애는 자신의 처지를 놀리는 주변 상인들에게 허세를 부리기 위해 땅을 알아보러 다닌다. 한편 웅변학원 원장은 아이들에게 자상하지만 삐딱선을 타는 딸에게는 약간 모진 면이 있다. 그러며 딸에게 하는 말은 '이쁘면 뭐합니까, 인간이 되야지...'라는 말을 던진다.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인간이 못된 자신이 되는데... 이 신애의 허세와 어찌보면 또 다른 허세를 부린 원장은 그 결합으로 아이 준의 죽음을 만들어 낸다.
이후 신애는 끝없이 괴로워 한다. 그때마나 앞 약국의 여약사는 교회로 와서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보라고 한다... 하지만 신애에게 그 말은 오히려 위로가 되지 못했다. '그 착한 하나님, 언제나 곁에 있는 하나님, 모든 걸 인도하는 하나님이 왜 착한 준이를 죽였냐'하는 그녀의 말.....
그녀는 기댈곳이 없었다. 오열하고 또 오열하고.. 가슴을 끌어안으며... 떠뜨리며... 그때 마주친 것은 약국 약사가 말하던 교회의 모임에 대한 현수막...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기도회'
그곳에서도 오열하는 신애.. 그때 조용히 그녀의 머리위에 목사의 손이 올려지고 그녀는 안정을 느낀다. 그리고 누구보다 열성신도가 된다. 얼마안가 그녀는 자신의 믿음으로 죄인을 사하기 위해 교도소를 간다. 그러나......
내가 죄를 사하러간 죄인은 내가 용서하기 전에 하나님을 만나고 자신의 죄를 용서받았다고 말하니..... 내가 억지로 억지로 너의 죄를 사하기 위해서.. 내가 더 허세를 부리기 위해서 지금까지 왔는데 네 스스로가 죄의 사함을 받았다고 하면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왜 신은 내가 죄의 사함을 못하게 만드냐... 라는 분노를 느끼게 된다.... 그리고 그때부터 오히려 비수는 신에게 돌려진다. 너 역시 허세였다. 너의 그 관용과 선함과 미덕도 모두 너만을 위하고, 자신들 만을 위한 허세였다고 믿고 오히려 거기에 반(叛)하기 시작한 것이다. 도둑질을 하다가 잡히고, 야외기도집회에서 기도중인데 '거짓말이야'라는 음악을 틀어버리고, 자신에게 믿음을 설파했던 약사의 남편인 장로를 꼬드겨 섹스를 하게 하며 하늘이 보이게 밖으로 나가서 하늘을 향해 '보여? 보이냐구!'라며 그 하늘에 거역하고, 자신을 위한 철야기도회가 열리는 약사의 집에 돌을 던진다. 그리고 마지막 최후의 수단인 신이 용서못하는, 천당에 갈수 없다는 자살을 기도한다.
영화에서는 허세에 대해 계속 많은 장면을 더 보여주고 있다.
종교를 가지게 되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행복하다고, 이제 그를 용서할수 있다고 하면서도 집에서 눈물을 흘리고, 자신도 맹목적인 신앙의 믿음이 아님에도 종찬에게 정말 믿어서 교회를 다니냐고 묻고, 유괴범 원장의 딸이 맞고 있는 것을 보고 말리기는 커녕 차를 타고 달아난다. 또 그녀가 병원에서 나온 이후 우연찮게 간 미용실에서 유괴범의 딸을 만나는데 그 딸에 대해 한번더 용서할수 있는 기회가 있음에도 그녀는 뿌리쳐 버린다. 또 신에게 반(叛)하기 위하여 칼로 자신을 음해하는 결단을 내리지만... 그 허세도 고통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밖으로 나와 살려달라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
약사가 그리고 신애 자신이 그렇게 말하던 '신은 어디에나 있다. 꽃에도, 보이는 것에도, 보이지 않는 것에도, 저 햇볕에도.... 그리고 신은 모든 것을 다 정해놓으셨다.'라는 그 말을 다시 되새겨 보게 한다. 죄인은 용서못했지만 죄인도 아닌 죄인의 딸을 2번이나 용서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하지 못했고 햇볕이 그 옆에 어김없이 따스히 내려쬐고 있었다. 그들의 말대로라면 이것까지도, 여기까지도 모든 것은 신이 정해놓았다는 말이 될수도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영화제목인 밀양(secret sunshine)의 내용이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는 이 큰 주제 이외에도 몇가지를 더 보여준다.
하나는 제목이기도한 밀양의 구석구석을 훝어주는 장면들, 다른 하나는 장관일때 이창동 감독이 곤욕이기도 했을 부분인데 종찬이 처음에 신애가 물었던 밀양이 어떤 곳이에요라는 질문에 '뭐 다 똑같습니다.. 부산 근처라서 한나라당 도시고.....'라는 대목에서 웃음이 튀어나오기도 했다. 야외 기도회에서 목사가 마이크를 잡고 기도를 읊조리고 신도들이 같이 기도를 하는데 조용하고 명상적인 음악에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음악이 나오면서 상반되는 그 분위기... 종교적이고 거룩한 기도가 거짓말이라는 아이러니한.... 그리고 신애를 향한 열성적인 종찬의 노력(?)....
문화재청장이기도한 유홍준은 자신의 책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종교란 인간이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낸 인류의 정신적 문화유산 가운데 하나이며, 그 죽음의 무서움을 볼모로 하여 인간의 삶 자체에 규율과 구속을 가함으로써 현실 사회에 높은 도덕과 평온한 질서를 부여해 준다.'
나는 여기에조금 더하고 싶다.
'종교란 인간이 죽음이라는 무서움과 고통, 번뇌, 죄의식등 모든 정신적인 것에 기대며 의지하고, 자신의 죄나 타인의 죄를 용서하며 세상을 살아갈수 있게 만드는 하나의 사회적 절대권이라고...'
이창동감독 특유의 드러나지 않는 세상을 바라보고 말하는 언변과 전도연의 연기, 그리고 생각보다 비중이 약간은 작았던 송강호 세명이서 만든 밀양.... 좋았다... 특히 종교에 대해서 아직 한국사회에서 말하기 힘이 들었을 텐데, 어떻게 보면 정말 중요한 핵심적인 요소를 잘 뽑았다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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